성령을 받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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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 강림 대축일
사도 2, 1-11;1코린12,3ㄷ-7.12-13;요한20,19-23
성령을 받아라.
평생을 신앙으로 살아오던 한 어머니가 4명의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임종을 맞게 되었습니다. 그 어머니는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아들들을 쳐다보며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첫째, 둘째, 셋째 아들에게는 차례로 “얘야, 엄마에게 굿나잇 키스를 해다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막내 아들에게만 “얘야, 엄마에게 굿바이 키스를 해다오.”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막내 아들이 이상해서 어머니에게 물었습니다. “어머니, 왜 형들에게는 굿나잇 키스를 하게 하고, 나에게는 굿바이 키스를 하라고 하는 거예요?” 그 때 어머니는 가슴속 깊이 묻어뒀던 말을 했습니다.
“얘야, 너희 형들은 이제 머지 않아 저 천국에서 다시 만나게 되지만 이제 너와는 영원한 이별을 하는구나. 이 엄마는 너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라.’고 여러 번 간곡히 권유했지만 너는 끝내 거절하고 말았어. 다시는 천국에서 너를 만날 수 없기에 너와는 굿바이 키스를 하려는 거란다.”
어머니의 이런 지혜로운 유언이 마침내 막내 아들로 하여금 굿나잇 키스를 하도록 만들었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하였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다음 주일, 15일에 예비신자 입교식이 있습니다. 일주일이나 남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삼 일만에 부활하지 않으셨습니까? 포기하지 말고, 외짝 교우 배우자와 자녀, 또한 이웃 어르신들이 입교할 수 있도록 기도하면서 권유해야 하겠습니다.
지난 수요일 우리나라 새 대통령으로 이재명 씨가 취임하였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를 드리면서 하느님의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저는 1번을 찍지 않았습니다. 그럼, 2번, 2번도 아니고 4번도 아닙니다. 제가 찍은 후보의 득표율을 보니까, 0.98%이었는데, 대선 기간에 거리에 걸려 있던 현수막들 가운데, ‘차별이 없는 나라’, 이 공약이 마음에 와 닿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가 정치 민주화가 된 이후로, 저는 정치 진영에서 빠져 나왔습니다. 그래서 여당도 아니고, 야당도 아니고, 저는 성당입니다. KBS 뉴스도 시청하고, MBC 뉴스도 시청합니다. 조선 TV도 보고, JTBC도 봅니다.
이렇게 좌고우면(左顧右眄)하고 있습니다. 건널목을 건널 때처럼 좌측도 보고 우측도 살펴봅니다. 새가 좌측 날개와 우측 날개를 균등하게 이용하여 자유롭게 날듯이 말입니다.
새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말했듯이 대통합을 이르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기를, 동과 서, 남과 북을 연결하는 평화의 다리를 건설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있었던 제자들에게 찾아 오시어 그들 가운데에 서시며 말씀하셨습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우리나라는 예나 지금이나 성별 간에, 세대 간에, 계층 간에, 지역 간에, 남북 간에 얼마나 커다란 대립과 갈등을 겪고 있습니까? 참으로 그리스도의 평화가 간절히 요청되는 시대에 살고 있지 않습니까?
그럼, 평화는 어떻게 성취할 수 있겠습니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렇습니다. 평화는 용서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용서를 기초로 한 화해와 타협, 협력이 올바른 평화로 가는 길입니다.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마태 5,9)
그럼, 평화를, 우리가 어떻게 이룰 수 있겠습니까?
‘평화(平和)’라는 말을 분석해보면, 평평할 ‘평(平)’자와, 화할 ‘화(和)’자의 합성어인데, ‘화(和)’을 풀이해보면, 벼 ‘화(禾)’와 입 ‘구(口)’입니다.
따라서 함께 추수한 벼를 여럿이 나누어 먹을 때 화목하고 평화로워진다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서로 나누지 못하고 독식하고자 하기 때문에 대립과 갈등, 불화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므로 우리가 함께 생산한 부를 차별없이, 공평하게 나누고자 해야 합니다. 이렇게 물질적인 나눔처럼 다른 민족과 종교, 이념과 문화를 서로 존중하고 공존하고자 할 때 평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하느님의 천사들입니다. 그런데 “나는 날개가 하나뿐인 천사입니다. 그럼, 내가 하늘로 올라 날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옆에 있는 ‘너’를 품고 안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따라서 ‘나는 나고, 너는 너다’가 아니라 ‘나는 너고, 너는 나다.’라는 신뢰를 갖고, 우리 모두가 서로를 품고 하나됨으로써 그리스도의 참된 평화를 이루어야 하겠습니다.
오늘은 ‘성령 강림 대축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인류 구원을 위해서 죽으시고 사흗날에 부활하셨습니다. 부활하신 후, 40일 동안 사람들에게 나타나셨다가 하늘에 오르셨고, 오순절, 50일이 되는 날, 예수님께서 성령을 내려 주셨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이렇게 오늘 제2독서의 말씀대로, “하느님께서 각 사람에게 공동선을 위하여 성령을 드러내 보여 주십니다. 몸은 하나이지만 많은 지체를 가지고 있고 몸의 지체는 많지만 모두 한 몸인 것처럼, 우리는 모두 한 성령 안에서 한 몸이 되었습니다.”
3-4세기 순교자 레오니다스 성인은 그의 아들이 잠들면 머리를 어루만지며 그 곁에서 무릎을 끓고 매일 기도하였습니다. 그의 아내가 그 까닭을 묻자 레오니다스 성인이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우리 아들은 성령께서 머물고 계시는 거룩한 궁전이지요. 하느님의 성령께서 이 아이의 영혼 안에 쉬고 계시니, 나는 바로 하느님께 존경을 드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느님의 성령께서는 나의 가족과 이웃 안에 거처하고 계시는 만큼, 그들의 몸과 마음을 존중해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나의 가족과 이웃의 의견 안에 성령께서 함께하시는 만큼, 그들의 의견과 충고를 무시해서는 안되고 잘 경청해야 하겠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하느님께서는 성령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풍성히 부어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그분의 은총으로 의롭게 되어, 영원한 생명의 희망에 따라 상속자가 되었습니다.”(티도 3, 6- 7)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기도합니다.
“오소서, 성령님, 저희 마음을 성령으로 가득 채우시어, 저희 안에 사랑의 불이 타오르게 하소서.”
이렇게 우리의 바람대로, 우리의 마음과 몸이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의, 성실, 온유, 절제”(갈라 5,22 참조)가 불타오는 “성령의 성전이 된 만큼, 우리의 몸과 마음으로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로마 6,19.20 참조) (2025.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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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치아노 작성일그리스도님찬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