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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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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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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찬일안드레아
댓글 1건 조회 120회 작성일 25-05-19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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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3주일(생명 주일)

사도 5,27-32.40-41;묵시 5,11-14;요한21, 1-19       

 

               꽃과 나비

 

   어느덧 5성모성월을 맞이하였는데, 가족과 함께 기도하면서 성모 마리아의 신앙을 좀 더 닮고 나자렛 성 가정을 좀 더 본받아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보다 더 화목하고 행복한 가정생활하시기 바랍니다.


   엊그제 회전 초밥 식당에 가서 비어있는 좌석에 앉았는데요, 옆 좌석에서 중년 남자가 팔순은 휠씬 넘어 보이는 할머니에게 하는 얘기가 들려 왔습니다. 어머니를 모시고 온 아들 같은데, 그가 어버이 날, 형님 가족과 함께 다시 찾아오겠다.” 고 말하는 것을 듣고, ‘, 효자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식사를 마치고 좌석에서 일어나는데, 그 아들이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우리 엄마, 초밥을 이렇게나 좋아하는지 미쳐 몰랐네.”


   형제 자매 여러분,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후에, 생전에 못해 드린 것 후회한들 무엇 하리오? 살아계실 때 부모님께서 뭘 좋아하시고, 내게 바라시는 것이 무엇인지 잘 살펴보고, 정성껏 효도해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며칠 전에 속을 걷다가 나비가 꽃잎에 앉는 모습을 보았는데, 문뜩 최명길(1940-2014) 시인의 화접사(花蝶詞), 꽃과 나비의 노래라는 시가 생각났습니다. 한번 감상해 보시겠습니까?  


   나는 나비가 되오리 그대는 꽃이 되오시라/ 내가 벼랑을 날아 그대에게 다가가오리/ 알 수 없는 그대 비밀 엿들으러/ 내 속마음 삐끔 내어 보이고 여시인(如是因) 여시과(如是果)’, ‘좋은 씨를 심어야 좋은 열매를 맺고, 나쁜 씨를 심으면 나쁜 열매를 맺는다’/ 이렇게 읊조리면/ 그대 닫힌 입술 조금만 벙글러 주오시라/ 첫 새벽 바다와 하늘 방긋 열리듯이/ 그렇게 벙글러 주오시/ 한 즈믄 해 지난 다음쯤에야/ 그대가 나비 되오시라 나는 꽃이 되오리


   어떻습니까? 이렇듯 내가 꽃이면 나비는 나의 가족입니다. 나의 가족이 꽃이면 나는 나비입니다.


   따라서 형제 자매 여러분, 꽃과 나비처럼 부부 간에, 부모와 자녀 간에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면서 우리 가정에 좋은 열매, 믿음과 희망과 사랑을 풍성히 결실 맺는 5가정의 달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런 바람으로 본당 성모상 옆에 기도 나무를 세워 놓았습니다. 어제 비가 와서 실내로 들어 놓았는데, 나의 기도 지향을 색종이 잎에 써서 나무에 걸어놓고 정성껏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또 제대 앞에 전시해 놓은 것처럼 성경 가훈을 가족들이 선정하고 잘 실천하면서 생활하시기 바랍니다.


   어느 교우가 선정한 성경 가훈, 잠언 1011절 말씀을 잠시 묵상해 보시겠습니까? .

   미움은 싸움을 일으키지만 사랑은 모든 허물을 덮어 준다.”


   오늘 17쌍의 부부가 혼인 갱신식에 참례하고 있는데, 혼인 갱신을 축하를 드리면서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보다 더 행복한 부부 되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작년에 이혼한 부부가 91천 쌍이었다고 합니다. 그럼, 주요 이혼 사유는 무엇이었을까요? 2017년부터 부동의 1위는 성격 차이’(47.2%)였는, 그 다음은 경제 문제(12.7%), 외도(7.0%), 가족 간 불화(6.5%), 신체 정신적 학대(4.2%) 등 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성격이 비슷하면 부부 관계가 원만할까요? 성격이 서로 잘 맞아서 원만한 부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런 궁금증을, 미국 심리학자 포샤 다이렌포스가 호주, 영국, 독일 등 약 2만 쌍이 넘는 부부에게 이렇게 물어보았습니다. “서로 성격이 잘 맞습니까?” 그 결과는, 배우자 성격에 만족한다는 사람은 불과 0.5%였습니다. 그러니까 거의 99.5% 부부는 성격이 잘 맞아서 사는 게 아니라는 의미가 아니겠습니까?


   그럼, 실제로 부부를 불행하게 만들고 이혼에까지 이르게 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요? 성격차이로 포괄되는 학력, 직업, 종교, 소득, 시가나 처가와의 갈등, 음주, 성적인 불만 등이 아니라, ‘의사소통 방식에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형제자매 여러분, 부부간에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면, 대화가 없어 서로의 생각을 나누지 않거나 갈등이 있어도 싸우지 않는다면 이혼으로 향하는 불행한 부부가 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성격 차이에도 불구하고 부부간에 대화를 원활히 한다면, 행복하게 부부 생활을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우리 부부의 의사소통이 원활 합니까? 어떻게 대화하고 있습니? 대화란 무엇입니까? 관심(觀心)이고 경청(傾聽)입니다. 배우자의 마음을 잘 살피고, 배우자의 말에 주의를 기울여 열심히 들어주는 것, 이 보다 더 좋은 대화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데, 말은 고작 7%에 불과하고, 나머지 93%는 몸짓이나 목소리가 좌우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눈을 마주치고 단 3초 만에 첫인상을 결정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대화를 하는데, 보다 비언적인 요소가 얼마나 중요합니까? 아무 말없이 안아주거나 어깨를 토닥여주고, 다정하게 손을 잡아주는 것이 백 마디의 말보다 더 중요합니다.


   따라서 부부간에 대화할 때, 배우자의 눈을 보고 말하고, 스킨십을 하면서 말하고, 큰 소리보다 부드럽고 따듯한 말투로 하려고 해야 하겠습니다


   세 살 버릇이 여든 간다는 말이 있듯이 세 살 때부터 우리 자녀는 우리 부부의 말과 행동을 듣고 보고 자라나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 자녀가 행복하게 생활하기를 바라지 않습니까? 이것이 우리의 삶의 목적이고 이유가 아닙니까?


   이렇게 우리 자녀가 행복하기를 바란다면, 우리 부부가 행복하게 생활해야 합니다. 우리 부부가 행복하지 않다면, 그 불행이 자녀에게 대물림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혼인 갱신식에 참례하고 있는 부부 뿐만 아니라 모든 부부에게 5월의 선물로, 다음의 아파치족 인디언들의 결혼 축시를 드리고자 합니다


   이제 두 사람은 비를 맞지 않으리라서로가 서로에게 지붕이 되어 줄 테니까. / 이제 두 사람은 춥지 않으리라서로가 서로에게 따뜻함이 되어 줄 테니까. / 이제 두 사람은 더 이상 외롭지 않으리라서로가 서로에게 동행이 되어 줄 테니까. / 이제 두 사람은 두 개의 몸이지만 두 사람의 앞에는 오직 하나의 인생만 있으리라. / 이제 그대들의 집으로 들어가라께 있는 날들 속으로 들어가라이 대지 위에서 그대들은 오랫동안 행복하리라.” (2025.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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