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은 진리의 영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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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6주일 사도8, 5-8.14-17;1베드 3,15-18;요한 14,15-21
그분은 진리의 영이시다.
미사 전후에 저는 간혹 성당 앞에서 오고 가는 교우들을 마중하는 데, 어느 자매님은 거동이 불편하신 형제님의 손을 잡고 성당에 오셔서 함께 앉아 미사를 봉헌하십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이렇게 함께 걷고 함께 앉아 있다는 그 자체가 행복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성당 부부를 뵈면 참 닮았습니다. 말과 행동은 물론이고, 얼굴 표정이 더욱 그렇습니다. 잘 웃
는 자매님을 보면 그 형제님도 잘 웃습니다. 무표정하거나 근엄한 표정을 짓는 형제님을 보면 그 자매
님 역시 그렇습니다.
왜 그럴까? 아내의 모습은 나의 모습이고, 나의 모습은 남편의 모습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남편은 아내의 거울이고, 아내는 남편의 거울입니다.
우리 입은 하나인데, 귀는 두 개입니다.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대화를 할 때, 배우자의 말에 좀 더 귀 기울리고, 때때로 배우자가 잔 소리를 하더라도 경청해주어야 하겠습니다.
“좋은 남편은 귀머거리이고, 좋은 아내는 소경입니다. 좋은 남편은 골라서 듣고, 좋은 아내는 골라서 봅니다. 좋은 남편은 고개로 사랑하고, 좋은 아내는 눈으로 사랑합니다.”(‘부부 수업’, 가톨릭 출판사 참조)
오늘 교중 미사 중에 6쌍의 교우가 혼인 갱신식을 갖는데, 축하드립니다. 하느님의 축복 많이 받으시고 영육간에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캘커타의 마더 데레사 성녀는, 부부관계가 불편하고 어려운 부부들이 조언을 청하면, 그때마다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기도하면서 용서하십시오.”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킬 것이다. 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럼, 예수님의 계명은 무엇입니까?
제대 앞을 보면, 교우들이 선정한 성경 가훈을 봉사자들이 예쁘게 써서 전시해 놓았는데, 그 가훈
중 가장 많이 선정한 예수님의 말씀은 무엇일까요? ‘서로 사랑하여라.’
그렇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가족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 이것이 예수님의 계명이고, 우리가 살
아가는 이유이고 목적이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우리는 날개가 부러진 새입니다. 사랑이 없으면 우리는 날개가 없는 천사입니다.
또 예수님께서 오늘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아버지께 청하면, 아버지께서는 다른 보호자를 너희에게 보내시어, 영원히 너희와 함께 있도록 하실 것이다. 그분은 진리의 영이시다. 너희는 그분을 알고 있고, 그분께서 너희와 함께 머무르시고 너희 안에 계시 기 때문이다.”
보호자, ‘파라클레토스’는 법정에서 ‘변호인’을 가르키는 말이지만 동시에 위로하고 돕고 곁에서 함께 머무는 이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보호자 성령께서는 우리가 고아처럼 고독 속에서 불안하고 두려울 때, 보호와 위로가 되어 주십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사랑의 영을 주셨습니다.”(2티모 1,7) 이렇게 “우리는 하느님에게서 오시는 영을 받았고”(1코린 2,12), “하느님의 영으로 우리는 깨끗이 씻겨졌습니다. 그리고 거룩하게 되었고 또 의롭게 되었습니다.”(1코린 6,11)
이 사실을 믿습니까?
오늘 제2독서에서 사도 베드로는 이렇게 말씀하였습니다.
“의로우신 그리스도께서는 여러분을 하느님께 이끌어 주시려고, 불의한 자들을 위하여 고난을 겪으신 것입니다. 그러나 육으로는 살해되셨지만 영으로는 다시 생명을 받으셨습니다.”
이렇게 “그리스도를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신 하느님께서 여러분 안에 사시는 하느님의 영을 통하여 여러분의 죽을 몸도 다시 살리실 것입니다.”(로마 8,11)
이 사실을 믿고 있습니까? 저는 믿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저희를 위하여 언제나 자신을 바치시고 저희를 보호하여 주시나이다. 그분께서는 희생되셨으나 다시는 죽지 않으시고 처형되셨으나 영원히 살아 계시나이다.”(부활 감사송4)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제1독서를 보면, 필리포스는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를 선포하면서 더러운 영들, 중풍 병자와 불구자들을 치유해주었고, 또한 베드로와 요한은 사람들이 성령을 받도록 안수하고 기도하였습니다.
이렇게 안수(按手)는, 사제가 신자들의 머리 위에 손을 얹고 성령의 은총을 받도록 축복합니다.
복음을 보면, 사람들이 갖가지 질병을 앓는 이들을 있는 대로 모두 예수님께 데리고 왔고, 예수님께서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손을 얹으시어 그들을 고쳐주셨습니다. (루카 4,40; 5,13)
예수님께서 베드로의 집으로 가셨을 때, 그의 장모가 열병으로 드러누워 있는 것을 보시고, 당신 손을 그 부인의 손에 대시니 열이 가시자 그부인이 일어나 예수님의 시중을 들지 않았습니까? (마태8,14-15)
이 사실을 믿습니까?
어렸을 적에 배가 아프면 어머니가 저의 배를 한동안 쓰다듬어 주시면 복통이 서서히 사라졌습니
다. 어머님의 손은 약손입니다. 그럼, 나의 손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습니까?
어느 교우는 항상 미소 띈 얼굴로 저에게 악수를 청합니다. 그 악수가 저에게는 기쁨이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나의 손을 통해서 따듯한 사랑, 기쁨과 행복을 주고받는 만큼, 이웃에게 미소 띈 눈길로 악수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2026.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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