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면서 봉사하고, 봉사하면서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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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6주일(농민주일) 창세 18,1-10ㄴ;콜로 1,24-28;루카10,38-42
기도하면서 봉사하고, 봉사하면서 기도합시다.
지난 주간 폭우와 폭염에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건강에 유의하시고 삼시세끼 잘 챙겨 드시기 바랍니다. 오늘 초복을 맞이하여 구역반장들이 어르신들을 위해 삼계탕을 마련하는데, 점심 맛있게 드시기 바랍니다.
옥수수 좋아하시죠? 무더운 여름 한 농부가 정성껏 키운 옥수수는 참 맛 좋고 그 마을에서 최상품이어서 지역 농작물 경연대회에 출전하기만 하면 늘 우승을 독차지했습니다.
그런데 경연이 끝나갈 무렵이면 그 농부는 어김없이 내년에 심을 씨앗 옥수수를 골라내어 대부분을 자기 마을의 농부들에게 나누어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그에게 물었습니다. “왜 나눠주는 겁니까? 당신은 혼자 최고 품질의 옥수수를 갖고 싶지 않으세요?”
그러자 농부는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이게 바로 나를 위한 일인데요. 옥수수는 벌과 바람이 수분(受粉), 수술의 꽃가루를 암술머리에 붙어 열매를 맺게 해주지요. 만약 벌과 바람이 나쁜 옥수수 씨를 가져오면 내 것도 나빠지지 않겠어요?”
어떻습니까? 이렇게 세상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누군가를 위한 나눔은 부메랑처럼 반드시 자기에게 이득과 은혜로 되돌아온다는, 그 농부의 지혜를 우리도 갖고 생활하고 있지 않습니까?
오늘은 ‘농민주일’입니다. 농촌을 지키면서 우리들의 먹거리를 위해 애쓰는 농민들을 위해 기도하고, 이번 폭우로 재해를 겪고 있는 농민들의 재활에도 관심을 갖고 협력해야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을 상기해보면, 마르타가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셔 들였을 때, 갖가지 시중드는 일로 분주하였는데, 동생 마리아는 얄밉게도 예수님의 발치에 앉아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있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마르타가 예수님께 다가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주님, 제 동생이 저 혼자 시중들게 내버려두는데도 보고만 계십니까? 저를 도우라고 동생에게 일러 주십시오.”
그러자 예수님께서 마르타에게 뭐라 대답하셨죠?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형제자매 여러분, 이렇게 마르타에게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 어떻게 생각합니까? 예수님의 이런 말씀에 마르타가 서운해 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럼에도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은, 주님을 위해 시중들고 봉사하는데 마음과 정신을 몽땅 빼앗겨서 정작 주님의 말씀을 듣고 기도하는데 소홀히히 해서는 안된다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이렇듯 우리가 성당에 오는 것은 주님의 말씀을 듣고 기도하기 위해서 인데, 어떨 때는 교우들을 위해 봉사하는데 마음과 정신을 빼앗기고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주객이 전도되고 있다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따라서 예수님의 말씀대로, 마르타처럼 봉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봉사하기 앞서서 마리아처럼 먼저 주님의 발치에 앉아 주님의 말씀을 듣고,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다른 한편, 우리는 부모로서 마르타처럼 가족을 위해서 헌신하는데, 얼마나 분주합니까? 자녀의 학업과 취업, 결혼 때문에 얼마나 많은 염려와 걱정을 하고 있습니까? 가족에게 더 좋은 것을 주기 위해서 얼마나 애쓰고 있습니까?
동시에 마리아처럼 배우자와 자녀의 발치에 앉아 그들의 말도 경청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나의 가족이 왜, 슬퍼하고 괴로워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그들의 애로사항을 경청해야 하겠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무엇보다도 먼저 가정에서 가족을 위해 마리아처럼 기도하겠습니다. 직장에서 일을 할 때에도 마리아처럼 먼저 기도해야 합니다. 학교에서 공부할 때에도 마리아처럼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이렇게 무슨 일을 하든 기도하면서 그 일을 시작하고, 그 일을 마치고 기도한다면, 그 모든 일은 하느님 안에서 반드시 성취 되고야 말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를 보면, 아흔아홉이나 된 아브라함이 어떻게 아들 이사악을 얻게 되었습니까? 아브라함이 나그네 세 사람에게 호의를 베풂으로써 그들로부터 아내 사라가 이사악을 낳게 될 것이라고 약속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아브라함은 어떻게 나그네 세 사람을 발견하게 되었습니까?아브라함이 한창 더운 대낮에 천막 어귀에 앉아 있었을 때, 그가 눈을 들어보니 자기 앞 참나무들 곁에 나그네 세 사람이 서 있지 않았습니까?
나그네 세 사람은 삼위일체 하느님입니다. 이렇게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처럼 우리 생활 속에, 우리 곁에 함께 현존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많은 일 때문에 염려하고 걱정에 사로 잡혀 하느님을 잊고 생활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따라서 아브라함처럼 하던 일을 잠시 내려놓고 나의 곁에 항상 계시는 하느님께 기도하면서 하느님과 대화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기도하면서 하느님의 뜻대로 가족에게 헌신하고 이웃을 위해 봉사한다면 아브라함처럼 하느님으로부터 놀라운 은총을 선사 받지 않겠습니까?
기도는 자동차 트렁크에 싣고 다니다가 타이어가 터졌을 때 꺼내 쓰는 여분의 타이어가 아니라, 바른 길을 따라가게 하는 운전대입니다. 운전대를 놓고서야 나의 길을 바르게 갈 수 없는 듯이 기도하지 않고서야 어찌 바른 삶을 살 수가 있겠습니까?
따라서 형제자매 여러분,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1테살 5,17)
그런데, 나는 기도를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그럼, 나의 기도가 더 은혜로워 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기도의 여정은 ‘말하기, 듣기, 응답하기’입니다. 이 세가지 여정을 통해서 보다 더 은혜로운 기도를 하면 어떻겠습니까?
첫째, 묵주 기도 등 소리를 내서 반복하는 염경 기도를 시작해야 하겠습니다. 이렇게 염경기도조차 하기 어렵다면 성호경을 자주 긋으십시오. 둘째, 오늘 복음에서 마리아처럼 주님의 말씀을 경청하는 침묵과 묵상 기도를 해야 합니다.
셋째, 내가 경청한 하느님의 말씀에 응답으로 나의 삶을 변화시켜 나가고자 해야 하겠습니다. 기도는 뱀이 허물을 벗는 것과 같습니다. 뱀처럼 나의 허물을, 나의 부정적인 감정과 나쁜 마음을 벗는 것, 이것이 참 기도입니다.
따라서 형제자매 여러분, 기도하면서 봉사하고, 봉사하면서 기도합시다.
기도와 봉사는 배를 나아가게 하는 두 개의 노와 같습니다. 오른쪽의 기도와 왼쪽의 봉사를 번갈아 저어가야 하느님께로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
또한 기도와 봉사는 새의 날개와 같습니다. 따라서 하느님 나라를 향해 날아가려면 우익과 좌익, 기도와 봉사를 함께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2025. 7. 20)
- 다음글그래도 가진 것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주라. 25.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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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치아노님의 댓글
루치아노 작성일신부님감동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