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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영혼, 얼마나 행복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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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찬일안드레아
댓글 0건 조회 141회 작성일 25-05-1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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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6주일 예레17,5-8;1코린15,12.16-20;루카 6,17.20-26

 

    좋은 영혼, 얼마나 행복합니까?

 

   제대 앞에 아름답게 꽃꽂이를 해놓았는데, 이제 곧 꽃들이 만발하는 봄이 찾아오지 않겠습니까?


   태초에 하느님께서 행복의 씨앗을 천사에게 시켜 인간 세상에 뿌리려고 하셨을 때, 천사와 주고 받으신,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행복의 씨앗을 인간 세상에 뿌려라.” “어떻게 뿌려야 하나요?” “모든 곳에 똑같이 뿌려서 사람들이 같은 행복을 얻을 수 있도록 하여라.” “그러면 모든 사람이 똑같은 인생을 살게 되지 않을까요?”


   행복의 씨앗은 사람들이 각자 키우는 것이다. 제멋대로 흥청거리며 사는 사람은 행복의 씨앗이 일찍 싹이 터서 한 순간에 모든 행복을 느끼게 될 것이다. 하지만 행복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자신의 분수를 아는 사람은 탐욕을 부리지 않으니 오랫동안 물 흐르듯이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나는 어떤 사람입니까? 나의 행복을 제멋대로 흥청거리며 사는 사람입니까? 아니면 나의 행복을 소중히 다루며 분수대로 사는 사람입니까?

 

  유럽을 제패했던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내 생애에 행복한 날은 6일 밖에 없었다.” 그런데 미국 작가 헬렌 켈러는 생후 19개월 때 앓은 뇌척수염으로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는 삼중고를 겪으면서도 이런 고백을 남겼습니다. “내 생애에 행복하지 않은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헬렌 켈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흘만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첫째 날은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보겠다. 둘째 날은 밤이 아침으로 변하는 기적을 보겠다. 셋째 날은 사람들이 오가는 평범한 거리를 보고 싶다. 단언컨대, 본다는 것은 가장 큰 축복이다.”


   그렇습니다. 이렇게 사랑하는 가족과, 아름다운 자연과 사람을 볼 수 있는 나는 얼마나 축복받은 사람입니까? 얼마나 행복합니까?


   예전 본당에 있을 때, 어떤 독거 어르신이 행복하게 생활을 하시는 모습을 보고 여쭈어 보았습니다. “어르신, 어떻게 항상 밝고 즐겁게 생활하십니까? 그 비결이 무엇입니까?”


   그 어르신께서 활짝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비결이랄 게 뭐있나요? 아침마다 눈을 뜨면 행복과 불행 중 한가지를 선택하는 거지요. 나는 늘 행복을 선택할 뿐이라오.”


   어떻습니까? 그 어르신의 말씀대로, 나의 선택에 의해서 오늘도 행복과 불행, 천국과 지옥을 만들어 내고 있지 않습니까? 사랑을 선택하면 천국이 되고 미움을 선택하면 지옥이 됩니다. 나눔을 선택하면 그것이 행복이 되고 독식을 선택하면 그것이 불행이 됩니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였습니다.

   욕망이 활활 타오르면 인생은 불구덩이와 같고탐욕에 빠지면 인생은 바로 고통의 바다(苦海)가 된다그러나 영혼이 맑아지면 불구덩이도 연못으로 바뀌고마음에 깨달음이 생기면 고통의 바다에 떠있는 배가 언덕으로 올라 간다.”


   그리스 철학자들에 의하면, 행복은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라고 정의했습니다. ‘에우다이모니아는 그리스어  에우(eu), 좋은이라는 단어와 다이몬(daimon), 영혼이라는 단어의 합성어입니다.


   곧 행복은 좋은 영혼을 말합니다. 그럼, 좋은 영혼은 무엇입니까?


   오늘 제1독서에서 예레미아 예언자는 이렇게 말씀하였습니다.

   사람에게 의지하는 자와 스러질 몸을 제힘인 양 여기는 자는 저주를 받으리라. 그의 마음이 주님에게서 떠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님을 신뢰하고 그의 신뢰를 주님께 두는 이는 복되다. 그는 물가에 심긴 나무와 같아 줄곧 열매를 맺는다.”


   이렇듯 좋은 영혼이란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하느님을 신뢰하고 사랑하는 신앙이 아니겠습니까?


   오늘 제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말씀하였습니다.


   우리가 현세만을 위하여 그리스도께 희망을 걸고 있다면, 우리는 모든 인간 가운데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일 것입니다. 죽은 이들의 부활이 없다, 우리의 믿음은 덧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부활에 대한 믿음과 부활의 희망을 갖고 생활하고 있는 우리는 얼마나 좋은 영혼들입니까? 얼마나 행복합니까?


   다른 한편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 행복하여라, 지금 굶주리는 사람들! 너희는 배부르게 될 것이다. 행복하여라, 지금 우는 사람들! 너희는 웃게 될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여라, 너희 부유한 사람들! 너희는 이미 위로를 받았다. 불행하여라, 너희 지금 배부른 사람들! 너희는 굶주리게 될 것이다. 불행하여라, 지금 웃는 사람들! 너희는 슬퍼하며 울게 될 것이다.”


   예수님의 말씀대로, 렇게 행복과 불행은 삶과 죽음처럼 단지 시간이 분리시켜 놓았을 뿐입니다. 따라서 해와 달, 낮과 밤이 있듯이 좋은 일이 있으면 틀림없이 나쁜 일이 생기고, 나쁜 일이 생기면 반드시 좋은 일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내가 지금 나쁜 일을 겪고 있다면, 그 나쁜 일은 곧 좋은 일로 뒤바뀔 것입니다,


   행복에는 불행이 그림자처럼 뒤따르지 않습니까? 따라서 지금 내가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다면, 불행을 대비하여 나의 행복을 나누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또한 불행에는 행복이 그림자처럼 뒤따르는 만큼, 내가 지금 힘들고 어렵다 하더라도, 그 불행의 크기만큼 장차 반드시 행복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조금 더 성실하고 정직하게 생활해야 하겠습니다.


   7세기 티베트의 스승 샨띠데바는 이렇게 말씀하였습니다.


   상의 모든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그 모든 행복은 남을 위하는 데서 온다네세상의 모든 불행은 어디에서 오는가그 모든 불행은 자신을 위하는 데서 온다네. 구지 말을 많이 할 필요가 있겠는가어리석은 자는 자신을 위해서 일하고 지혜로운자는 남을 해서 일한다네.”


   그럼, 나는 오늘 행복을 생성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불행을 자초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까?


   마음이 가난한 사람, 슬퍼하는 사람, 온유한 사람, 의로움에 주리고 목른 사람, 자비로운 사람, 마음이 깨끗한 사람, 평화를 이루는 사람,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 이렇게 좋은 영혼을 갖고 있는 사람들, 예수님의 말씀(마태 5, 3-12참조)대로, 얼마나 행복한 사람들입니까? (2022.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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