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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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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가족 간에, 더하고 빼고 곱하고 나눕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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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찬일안드레아
댓글 0건 조회 170회 작성일 25-05-1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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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수 6,22-27;야고 4,13-15;루카 12,35-40

 

새해에는 가족 간에, 더하고 빼고 곱하고 나눕시다.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제1독서의 말씀대로, 올 한해 내내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축복을 내리시어 여러분을 지켜 주시고, 하느님께서 여러분 가정에 당신 얼굴을 비추시어 여러분 가정에 은혜와 평화를 베풀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에는 가족 간에 서로 사랑은 더하고 미움은 빼고 기쁨은 곱하고 슬픔은 나누면서 행복한 나날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며칠 전에 새해 선물을 받았는데, 오방색 보자기로 쌓여 있었습니다. 방색(五方色)은 사찰이나 궁궐의 단청에서 쉽게 볼 수 있고, 의복과 음식에서도 볼 수 있지 않습니까?


   오방색은 다섯 방위를 상징하는 색으로, 동쪽은 푸른 색, 서쪽은 흰색, 남쪽은 붉은 색, 북쪽은 검은색, 가운데는 노란색인데, 오방색은 양()의 색이므로 음()을 상징하는 악귀를 쫓고 재앙을 막고 복을 불러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혼례 때 가례복인 녹의홍상(綠衣紅裳), 연두저고리와 다홍치마는 장수하고 부귀가 충만하도록 하는 기원의 뜻을 담고 있고, 신부의 얼굴에 바르는 연지곤지는 시집가는 여인을 시기하는 귀신을 축출하는 의미입니다.


   또 돌이나 명절에 오색천을 이어 만들어 어린아이에게 입히는 색동저고리 역시 오행을 갖추어 나쁜 기운을 막고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것입니다. 설 명절에 먹는 흰 떡국은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떡국 위에 올려진 오색 고명은 오행에 순응하는 복을 비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렇게 오방색은 음양오행에 의해 악귀를 쫓고 재앙을 막고 복을 불러오는 색깔이지만, 또 얼마나 화려하고 아름답습니까? 다섯 색깔, 푸른색, 흰색, 붉은 색, 검은 색, 노란색이 각각의 고유한 빛깔을 갖고 있으면서도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새해에는 우리 국민들이 오방색처럼 서로 조화를 이뤄서 보다 더 아름다운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지역과 세대 간의 격차, 성별과 이념 성별 간의 차별이 아니라 서로 조화를 이루는 나라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올 한해 우리나라가 재앙을 피하고 하느님의 축복 안에서 보다 더 행복하고 화목한 나라가 되기를 기원해봅니다.


   옛날에는 오늘처럼 새해가 되면, 그해의 신수(身數)를 알아보기 위해 토정비결(土亭秘訣)을 펼쳐보았는데, 운수 가운데 가장 빈번히 등장하는 것이 무엇이었습니까? 구설수(口舌數)에 관한 것이 아니었습니까?


   이달에는 구설수가 있으니 입을 병처럼 지켜라.” “비록 재수는 있으나 구설을 조심하라.” “사소한 일로 구설이 분분하다.” 이렇게 구설수가 어떤 괘든 반드시 끼어 있는데, 구설수는 말을 잘못해서 어려운 일을 겪는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쓸데없는 구설에 오르지 않으려면, 실언(失言), 말실수를 하지 않도록 말을 아낄 줄 알아야 하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입을 닫고 혀를 간직해 주십시오.” 혀를 잘못 놀려 힘들게 쌓아 올린 공든 탑을 하루아침에 무너트리기도 하지만, 혀를 잘 놀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기도 하지 않습니까?

 

   형제자매 여러분, 새해에는 내가 하는 말이 화()를 불러와서는 안 되겠고, ()을 주고 받는 말을 해야 하겠습니다. 마음의 상처를 주고 인격을 모독하고 파괴하는 말이 아니라 가족과 이웃에게 기쁨을 주고 희망과 사랑을 복 돋아 주는, 창조적인 말을 해야 하겠습니다.


   어느 부인이 점심 식사 즈음에 세명의 노인을 만났습니다. 그녀는 노인들에게 시장하실 텐데, 저희 집에 들어가서 간단히 요기라도 하시지요!”고 권했습니다. 그러자 노인들은 우리는 함께 집안으로 들어갈 수 없답니.”라고 대답했습니다. 부인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왜 들어갈 수 없나요?”


   그 중 한 노인이 다른 두 명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이 친구는 성공이라고 하고, 저 친구는 재물이고. 나는 선행이지요. 우리는 함께 당신의 집으로 들어 갈 수 없습니다. 그러니 부인께서 지금 집으로 들어가 가족들과 상의를 해보시고 우리 중 누구를 들일지 결정하시죠.”


   만일 내가 그 부인이라면, 나는 성공, 재물, 선행 가운데 무엇을 선택했겠습니까?


   그 부인은 집으로 들어가서 식구들과 상의한 후 집 밖으로 나와 선행에게 말했습니다. “부디 저희 집으로 들어오시기 바랍니다.” 그러자 선행은 몸을 일으켜 집안으로 들어왔는데, 성공과 재물도 그 뒤를 쫓아 들어오는 것이 아닙니까?


   이상하게 여긴 부인은 그들에게 물었습니다. “두 분께서는 왜 들어 오시나요?” 그러자 노인들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선행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성공과 재물이 있기 때문이죠.”(‘하버드 인생특강’, 장이츠, 파주북 참조)


   어떻습니까? 선행은 성공과 재물을 가져다 주지 않습니까?

 

   따라서 형제자매 여러분, 새해에는 착한 사마리아 사람처럼 보다 더 선한 사람이 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고대의 예언자 조로아스터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타인을 위해 일하는 것은 책임이나 의무가 아니라 누려야 하는 권리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당신에게 더 큰 행복과 건강을 가져다 주기 때문입니다. 긴 인생 여정에서 행복을 누리고 싶다면 자신만이 아니라 타인을 위해 살아야 합니다. 진정한 행복이란 타인을 돕는 데서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분의 생명이 무엇입니까?” 오늘 제2독서의 말씀대로, 여러분은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리는 한 줄기 연기일 따름입니.”


   그렇습니다. 오늘 화답송 시편의 말씀대로, 아침에 돋아나 푸르렀다가, 저녁에 시들어 사라져 가는 풀과도 같지 않습니까?


   따라서 오늘 복음 말씀대로,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새해에는 하루하루의 삶을 후회없이 충실히 생활해야 하겠습니다. (2025.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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