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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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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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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찬일안드레아
댓글 0건 조회 196회 작성일 25-05-18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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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주일(하느님의 말씀, 해외 원조 주일)

느헤 8,2-4.5-6.8-10;1코린12,12-30;루카 1,1-4;4,14-21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설 연휴를 맞이하였는데, 새해에도 하느님 은총 안에서 영육간에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가족과 이웃들과 함께 즐겁고 안전한 설 연휴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인류의 첫 여성이 누구인지 아십니까? 판도라인데, 판도라의 상자 이야기를 잠시 상기해보고자 합니다.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의 불을 훔쳐 인간에게 선물합니다, 이에 분노한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에게 독수리로부터 간을 쪼이는 형벌을 내리고, 생 에피메테우스에게 판도라를 창조해서 보냅니다.


   에피메테우스는 판도라의 아름다운 미모에 첫 눈에 반하여 청혼을 하는, 제우스는 결혼식 전날, 판도라에게 신비로운 상자를 건네면서 말합니다. “절대 열어보지 말아라.”


   그러나 판도라는 호기심에 어느 날 그 상자를 살짝 열어봅니다. 그 순간 제우스가 인간에게 내리고 싶었던 온갖 재앙들, 질병, 폭력, 분노, 미움, 고통, 죽음이 세상으로 뛰쳐 나옵니다.


   이에 깜짝 놀란 판도라가 상자를 황급히 닫습니다. 그래서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 것이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희망이었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오늘날 이 세상의 죄악, 온갖 재앙 앞에서 희망을 찾아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 것이 아닐까요?


   마침내 신은 죽었다.’고 프리드리히 니체가 외쳤지만 사실은 니체가 신을 저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니체는 희망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희망은 모든 악 중에서도 가장 나쁜 것이다. 그것은 인간의 고통을 연장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아담과 하와를 창조하신 이래로 사람들이 태어날 때 희망을 각기 선물로 주셨습니다. 그런데 이 소중한 희망을 남이 훔쳐가지 못하도록 사람들의 마음 속에 감추어 두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희망은 절대로 우리를 버리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가 희망을 망각하거나 저버릴 뿐입니다.”


   단테의 신곡 읽어보면, 지옥 문의 입구에 이런 큰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곳에 들어가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 이렇게 희망을 저버린삶은 지옥이고, 반대로 희망을 간직하고 있는 삶은 천국이 아니겠습니까? 그럼, 나는 지금 어디에서 살고 있습니까?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고향 나자렛 회당에서 이사야 예언서를 인용하여 당신이 누구이신지, 무엇을 위해 이 세상에 오셨는지를 알려주시면서 기쁨과 자유와 해방을 위한 희년(禧年)을 선포하셨습니다.


   이런 전통에 따라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작년 12 24일에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의 성문(聖門)을 활짝 열고 희년을 선포하였는데, 이렇게 새롭게 찾아온 올해 희년의 메시지는 희망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사도 바오로의 말씀대로, “믿음으로 의롭게 된 우리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과 더불어 평화를 누립니다. 이 은총 덕분에, 리가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하리라는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 하느님의 사랑이 성령을 통하여 우리 마음에 부어졌기 때문입니다.”( 5,1-2.5 참조)


   이렇게 성령을 통하여 믿음에 토대를 두고 애덕으로 길러지는 희망은 우리의 삶을 지탱해주고 삶의 활력을 불러 일으켜주고 있습니다. 또한 성령의 열매 중의 하나인 인내는 우리의 희망을 지켜주고 길러주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께 몸을 피한 우리가 희망을 굳게 붙잡도록 하셨습니다. 이 희망은 영혼의 닻과 같아, 우리를 안전하고 견고하게 해 줍니다.(히브 6,18-20 참조)


   이러한 까닭에 우리가 희망 속에 기뻐하고 환난 중에 인내하며 기도에 전념하고 있지 않습니까?(로마 12,12참조)


   그런데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께 기초를 두지 않고 영생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생명과 죽음, 죄와 고통 앞에서 얼마나 큰 절망과 좌절에 빠져 있습니까?”(사목헌장 21항 참조)


   그러나 우리는 영원한 삶을 믿습니다. 모든 것의 끝처럼 보이는 죽음 앞에서 예수님의 부활의 은총 덕분에 우리는 죽음이 죽음이 아니요 새로운 삶으로 옮아감이라는 믿음을 갖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통하여 우리는 죽음의 문턱을 넘어 하느님의 영원한 생명에 참여하고 성령과 함께 영원히 살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희망이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우리가 오늘날 전쟁과 폭력, 기아와 빈곤에 휩싸여 있는 이 세상에서 살고 있지만, 희망을 갖고 세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면서 하느님의 자비와 정의를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지 않습니까? 


   작금의 우리나라는 어떻습니까? 우리사회에서 희망 고문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을 만큼 희망이 위협받고 있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우리는 아브라함처럼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고 있습니다.”(로마 4,18)


   사실 우리는 희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보이는 것을 희망하는 것은 희망이 아닙니다. 보이는 것을 누가 희망합니까?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을 희망하기에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립니다.”(로마 8,24-25)


   따라서 형제자매 여러분, 동방박사들이 별을 찾아 떠났던 것처럼 우리는 언제나 어디서나 희망을 찾고, 우리의 희망이 넘치도록 해야 합니다. 래야 우리의 믿음에는 기쁨이, 우리의 사랑에는 열정이 따를 것이고, 우리의 희망이 넘쳐야 우리 마음속에 자리한 믿음과 사랑을 가족과 이웃에게 증언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므로 올해 희년을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우리의 믿음을 좀 더 강건히 하고 우리의 사랑을 보다 더 실천하며 희망 안에서 우리가 좀더 인내하면서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잠시 기도하겠습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저희에게 베풀어 주신 믿음, 성령을 통하여 저희 마음에 부어 주신 불타는 사랑으로,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리라는 복된 희망을 저희에게 다시 일깨워 주소서. 아멘!” (2025.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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