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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말씀이 사람이 되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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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찬일안드레아
댓글 0건 조회 137회 작성일 25-05-1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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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성탄 대축일(낮미사) 이사52,7-10;히브 1, 1-6;요한 1,1-18

 

            , 말씀이 사람이 되셨습니까?

 

   메리 크리스마스! 주님의 성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성탄하신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특별히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주님 성탄의 사랑과 축복이 충만하게 내리시고, 작금에 우리나라의 혼란이 하루속히 종식되기를 기도드립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아기 예수님께서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대로,  하늘을 찢고 내려오셨습니다.’(이사 63,19)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성자께서는 저희 인간을 위하여,  구원을 위하여 하늘에서 내려오셨음을 믿나이다. 또한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에게서 육신을 취하시어 사람이 되셨음을 믿나이다.”(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


   이렇게 성자께서 우리의 구원을 위해서 사람이 되시어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이것이 주님의 성탄이고, ‘강생’(降生)이 아닙니까?


   오늘 복음을 보면, 한처음에 말씀이 계셨습니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는데 말씀은 하느님이셨습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그렇다면, 하느님께서, 말씀이 왜, 사람이 되셨습니까?


   첫째 말씀은 우리를 하느님 화해시켜 구원하시고자 사람이 되셨습니.(‘가톨릭 교회 교리서’ 457하느님께서는당신의 아드님을 우리 죄를 위한 속죄 제물로 보내 주셨고”(1요한4,10),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죄를 없애 주시려고 사람이 되셨습니다.


   둘째 말씀은 우리가 하느님 사랑을 깨닫게 하시려고 사람이 되셨습니다.(458)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습니다.”(요한 3,16)


   셋째 말씀은 우리에게 거룩함의 모범이 되시려고 사람이 되셨습니다. (459)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서 삼으시고, 그리스도께서는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로서 거룩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친히 그 모범을 보여주시기 위해 사람이 되셨습니다.


   넷째 말씀은 우리를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하게 하시려고 사람이 되셨습니다.(460) 하느님께서 우리가 당신의 본성, 영원한 생명을 참여할 수 있도록 그리스도께서 인성(人性)을 취하심으로써 우리가 신성(神性)에 참여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하느님께서 이 세상에 강생하심으로써 우리가 하느님 나라로 승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얼마나 심오하고 은혜로운, ‘교환’(交換)의 신비입니까?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 오늘 인간의 본성이 그리스도 안에서 주님과 결합되었으니, 저희가 이 거룩한 교환의 신비로 그리스도의 모습을 닮게 하소서.”(나해 주님 성탄 대축일 밤미사 예물기도’)


   태초에 하느님께서 인간을 어떻게 창조하셨습니까? 하느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우리와 비슷하게 우리 모습으로 사람을 만들자.”(창세 1,26)


   이렇게 하느님께서 당신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셨는데, 흙의 먼지로 사람을 빚으시어, 그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습니다.”(창세 2,7)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가 태어날 때 우리 몸과 마음 안에 당신의 숨, 성령(聖靈)을 불어넣어 주질 않으셨습니까?


   거룩한 영’, 인간이 본성상 취하고 있는 마음을 맹자는 이렇게 말씀하였습니다.

   측은지심(惻隱之心), 남의 불행을 보고 불쌍히 여기고 측은하게 생각하하는 마음. 수오지심(羞惡之心), 자기의 잘못을 부끄러워하고 악을 미워하는 마음. 사양지심(辭讓之心), 겸손하고 양보하는 마음. 시비지심(是非之心), 옳고 그른 것을 분별하는 마음입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이렇게 우리 안에 불어 넣어주신 인의예지(仁義禮)’을 상실해 가고 있지 않습니까?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말씀하였습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필리 2,5-8)


   이렇게 예수님께서 내려오셨듯이 우리도 자신의 몸과 마음 속으로 내려가 우리 자신을 잘 살펴보고, 우리의 본성, 인간성을 회복하고자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랑하는 마음(), 의로운 마음(), 겸손한 마음(), 옳고 그름을 분별할 줄 아는 마음()을 회복하고자 노력하는 생활이 바로 주님 강생의 신비를 살아가는 참된 신앙입니다.


   또한 우리가 아기 예수님처럼 우리 사회의 구원과 평화를 위해서 각자의 신분과 위치에서 조금씩 내려와야 하겠습니다. 더욱이 권력을 부여받은 사람은 사회적 약자 속으로 내려와야 하겠고, 부유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을 위해서 조금은 내려와야 합니다.


   작금에 우리나라가 얼마나 큰 혼란을 겪고 있습니까? , 이런 환난을 또 겪고 있습니까? 이런 와중에서도 응원봉과 태극기로 분열되어 흑백논양자택일을 서로 강요하고 있습니다.


   , 무지개가 아름답습니까?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색깔이 서로를 인정하고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 아닙니까? 음악의 음계도 도레미파솔라시이고, 우리의 일상도 월화수목금토일입니다.


   이렇게 일곱이 공존하듯이 우리가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 조화를 이루고자 할 때, 우리 사회가 보다 더 평화롭고 아름다워지지 않겠습니까?   


   이제는 옳고 그름을 따지는 판사나 검사가 되려고 하지 말고, 서로를 대변해주는 변호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좌충우돌’(左衝右突)이 아니라, ‘좌고우면’(左顧右眄), 좌우를 잘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구세주 아기 예수님의 성탄을 함께 기뻐하면서 다시 한번 더 축하드립니다.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이 이 시대의 모든 사람들에게 가득 내리시기를 기도드립니다. (2024.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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