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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용서해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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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성당사무실
댓글 0건 조회 66회 작성일 26-09-12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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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4주일   

  집회 27,30-28, 7;로마 14, 7- 9;마태 18,21-35

 

              왜, 용서해야 합니까?

 

   화장한 어느 날 어떤 부자가 멋진 신형 스포츠카를 몰고 시내를 벗어나 평화로운 농장 지대를 힘껏 가속기를 밟고 신나게 달려갔습니다. 요란한 광음이 조용하던 시골길을 따라 울려 퍼졌고, 속도가 주는 쾌감에 부자는 아주 흐뭇해 하였습니다.

   그런데 목장 문 앞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농부가 황당하고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부자가 들을 수 있도록 최대한 목소리를 높여 고함을 쳤습니다. “어어어, 돼지!”

 

   요란한 광음을 내기는 했지만 ‘돼지!’라는 소리를 들고서 부자는 화가 잔뜩 나서 농부를 돌아보며 외쳤습니다. “당신은 뭐가 잘났다고 나보고 돼지라고 불러!”

   이렇게 외칠 때, 몇 초 동안 부자의 시선이 도로에서 벗었습니다. 그 순간 부자의 차는 한가운데 버티고 서 있던 커다란 돼지와 정면으로 충돌하고 말았습니다. 갓 구입한 스포츠카는 완전히 박살이 났고, 그 ‘돼지’ 때문에 부자는 몇 주간 병원 신세를 져야만 했습니다.

 

   그 부자는 ‘왜,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당하였을까 요?’ 마음씨 좋은 농부가 해준 경고를 잘못 알아듣고 부정적인 판단을 했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형제자매 여러분, 지난 주일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네 형제가 너에게 죄를 짓거든”, 어떻게 충고하라고 말씀하셨습니까?

 

   그래서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가족과 이웃이 나의 잘못에 대해 충고해주고 있는데, 어떻습니까? 그 충고를 잘 경청하고 감사하게 받아들이면서 나의 잘못을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자존심을 내세워 그 충고를 무시하거나 거절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오늘 복음을 보면, 베드로 사도가 예수님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라고 물었을 때, 예수님께서 뭐라 대답하셨습니까?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그럼, 왜, 이렇게 까지 한없이 용서해주어야 합니까? 이유 없이 나를 시기 질투하고, 험담하고 모욕하고, 나에게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피해를 주고 있는 사람을 왜, 용서해야 합니까?

 

   형제자매 여러분, 사실 가족과 이웃의 잘못이 나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고 있습니까? 사과를 받기는커녕, 그 상처를 반복해서 받으면 얼마나 고통스럽습니까? 잠 못 이룰 수 없는 만큼 괴롭습니다. 이렇게 용서하지 못함으로써 상처에 소금을 뿌리듯이 고통에 고통을 더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용서하지 못함으로써 무덤을 두 개나 파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나에게 잘못하고, 나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 가족과 이웃을 위해서가 아니라, 첫째, 나의 건강과 행복과 나의 신앙을 위해 용서해야 합니다.

   용서하지 않으면 육체적, 정신적, 영적으로 상처를 입게 되고 불행해지지만, 반면에 용서하기 시작하면 상처는 치유를 받고, 고통은 떠나가고 평화가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가족과 이웃의 잘못을 용서하는 것은 우선 나 자신에게 이로울 뿐만 아니라 용서받은 가족과 이웃에 얼마나 유익합니까? 따라서 둘째, 상처와 고통을 준 이웃을 위해 용서해야 합니다.

   가족을 용서하는 일은 특별히 중요합니다. 배우자나 자녀, 친척들을 용서하지 못하면 가정의 평화와 가족의 화목은 산산이 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왜, 가족과 이웃의 잘못을 용서해야 합니까? 셋째, 하느님을 위해서 입니다. 따라서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고 이 세상에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기 위해 용서해야 합니다.

   용서할 때마다, 용서함으로써 하느님께서 얼마나 너그럽고 자비로우신 분이시라는 사실을 드러내 알려 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용서는 곧 복음 선포이고 복음의 기쁜 소식을 나누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어떤 임금은 수천 조원을 빚진 종이 가엾어서 그의 천문학적인 부채를 탕감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종이 나가서 자기에게 천 만원을 빚진 동료를 어떻게 하였습니까? 그렇게 비정하고 악한 종은 결국 어떻게 되었습니까?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가 하느님께로부터 얼마나 많은 잘못을 용서받았습니까? 그럼에도 그 악한 종처럼 우리에게 잘못을 한 가족과 이웃을 용서해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러므로 “모든 원한과 격분과 분노와 폭언과 중상을 온갖 악의와 함께 내버리십시오. 서로 너그럽고 자비롭게 대하고,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에페4,31-32)

 

   그러나 용서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습니까? 그럼에도 용서 하기를 포기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저의 어머니는 책상 위에 모셔둔 작은 성모상 앞에서 기도하셨는데, 성모상 옆에는 작은 수첩이 놓여져 있었습니다. 그 수첩에는 가족과 이웃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었는데, 매일 한 사람씩 이름을 불러가며 기도하셨습니다.  

   어느 날 수첩에 낯선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 있는 것을 보고, 제가 “이분들은 누구신가요?” 라고 물어보았는데, 어머니가 대답하셨습니다.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이란다. 매일 그들을 위해서 용서의 기도를 하고 있지.”

 

   형제자매 여러분, 이렇게 기도 수첩을 만들고 가족과 친구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하면 어떻습니까?

 

   오늘 제1독서, 집회서를 다시 한번 묵상해보겠습니다.

   “이웃의 불의를 용서하여라. 그러면 네가 간청할 때 네 죄도 없어지리라. 자비를 품지 않으면서 자기 죄의 용서를 청할 수 있겠느냐? 화와 분노를 품고 있으면 누가 그의 죄를 사해 줄 수 있겠느냐? 적개심을 버려라. 파멸과 죽음을 생각하고 이웃에게 분노하지 마라. 지극히 높으신 분을 기억하고 이웃의 잘못을 눈감아 주어라.”(2026. 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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