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죽음의 날에, 크신 영광의 문을 닫지 마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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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 승천 대축일
묵시 11,19ㄱ;12,1-6ㄱㄷ.10ㄱㄴㄷ;1코린15,20-27ㄱ;루카 1,39-56
내 죽음의 날에, 크신 영광의 문을 닫지 마소서.
제대 앞을 보면 백합과 장미로 아름답게 꽃꽂이를
해놓지 않았습니까? 8월
중순 무렵에 피는, 이
백합을 ‘성모 승천 꽃’이라고도 부르는데, 그 유래는 이렇습니다.
성모님께서 돌아가셨을 때, 토마스 사도는 저 멀리 동쪽 인도를 향해 전교 활동 중에 선종 소식을
전해 듣고, 뒤늦게 성모님의 무덤을 도착하였는데, 다른 사도들이 토마스 사도가 성모님의 시신이라
도 뵐 수 있도록 무덤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무덤에는 성모님의 시신이 없었고, 백합과 장미가 가득
했다고 합니다.
이를 보고 사도들은 하느님께서 당신 구원의 협력자이신 성모님의 육신을 이 세상에 남겨두지 않으
시고 하느님 당신의 나라로 데려 가신 것으로 믿어 왔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은 ‘성모 승천 대축일’입니다. ‘성모 승천’ 교리에 대해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고 있습니다.
“마침내 티 없이 깨끗하신 동정녀께서는 지상 생활의 여정을 마치시고, 육신과 영혼이 하느님으로부터 천상의 영광으로 들어 올림을 받으시고 천주의 모후가 되셨습니다.”(‘교회헌장’ 59항 참조)
이렇게 오늘 요한 묵시록 말씀대로, ‘태양을 입고 달을 밟고 별이 열두 개 달린 월계관을 쓰고 계시는’ 천주의 모후, 성모 마리아께서는 우리도 언젠가 영광스러운 천상에 오를 수 있도록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간구하시면서 우리의 삶의 여정을 보살펴 주시고 지켜주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럼, 우리가 하느님 나라에서 성모 마리아를 만나 뵈올 때까지 이 세상에서 어떻게 신앙생활을 해야 하겠습니까?
형제자매 여러분, 성모님께서는 지상 생애를 마치신 다음, 승천의 영광을 차지하시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련과 고통을 겪어야만 하셨습니까? 이른바 ‘성모 칠고(七苦)’, 성모님께서 겪으신 일곱 가지 고
통을 요약해서 묵상해보면 이렇습니다.
아기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하면서 시므온의 예언을 들으셨을 때, 아기 예수님과 함께 이집트로 피난하여 이주민 생활을 하셨을 때, 소년 예수님을 성전에서 잃으셨을 때, 성모님의 근심과 걱정, 얼마나 크셨습니까?
무엇보다도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예수님과 만나셨을 때,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님을 바라 보셨을 때, 예수님의 성시를 품에 안으셨을 때, 돌아가신 예수님을 돌무덤에 묻어 드리실 때, 성모님의 고통, 얼마나 크셨습니까?
그럼, 성모님은 당신의 이런 고통을 어떻게 극복하셨습니까?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이렇게 성모님은 당신이 겪는 고통을 하느님의 계획으로 받아들이고, 하느님의 계획이 당신의 신앙을 통하여 성취되기를 희망하면서 충실하게 생활하지 않으셨습니까?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하느님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성모님은 당신의 비천함, 고통을 통하여 하느님의 계획이 성취되는 것을 체험하면서 하느님을 찬송하며 기쁘게 생활하지 않으셨습니까?
형제자매 여러분, 그럼, 성모님의 일곱 가지 기쁨, ‘성모 칠락(七樂)’은 무엇입니까? 잠시 묵상해보면 이렇습니다.
가브리엘 천사로부터 아기 예수님 잉태 소식을 들으셨을 때, 친척 엘리사벳으로부터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이라는 인사말을 들으셨을 때, 성모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셨습니까?
아기 예수님을 출산하셨을 때, 동방박사들의 방문을 받으셨을 때, 소년 예수님을 성전에서 되찾으셨을 때, 성모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셨습니까?
이렇게 성모님께서는 당신의 신앙을 통해서 하느님의 계획이 성취되는 것을 체험하면서 기쁨 충만하게 생활하셨습니다.
그래서 성모님은 삶의 고통을 겪을 때, 하느님께서 당신과 함께 하신다는 믿음과, 당신의 고통을 하느님께서 반드시 삶의 영광으로 승화시켜 주실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당신의 고통을 극복할 수 있지 않으셨습니까?
그 결과,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는 기쁨과, 마침내 하느님으로부터 하늘로 불림을 받은 영광을 성모님께서 차지하지 않으셨습니까?
형제자매 여러분, 사실 우리의 삶 역시 성모 마리아처럼 희로애락의 연속이고 반복이 아닙니까?
따라서 삶의 고통을 겪을 때는 성모 마리아처럼 하느님과 함께 성취했던 삶의 기쁨을 기억하고 상기하면서 신앙생활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성모 마리아처럼 내가 지금 겪고 있는 고통을 하느님께서 삶의 기쁨과 영광으로 반드시 승화시켜 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신앙생활을 해야 하겠습니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마르틴 신부님이 1996년에 출간한 ‘마리아의 비밀’(가톨릭 출판사)을 읽어보
면, 성모 마리아께서 요한 사도에게 유언을 남기셨다고 하는데, 성모님의 유언을 잠시 묵상해 보시겠
습니까?
“사랑하는 자녀들이여! 가장 먼저 여러분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하느님은 사랑이시라는 것입니다. 바로 그 사랑을 우리에게 가르치기 위해 예수는 이 세상에 왔고, 인간을 그토록 사랑하기 때문에 십자가의 치욕스러운 죽음도 받아들인 것입니다.
믿음! 믿음이란 하느님의 사랑을 믿는 것이고, 어떤 상황에서도 하느님을 의심하지 않고 따르는 것입니다. 비록 여러분이 원하는 바대로 다 이루어지지 않는다 해도 말이지요. 오히려 이루어지지 않을 때야말로 더욱 믿음이 필요한 때입니다.
그로 인해 희망이 움틀 것이고, 그 희망이야말로 오늘, 지금 이 어두운 사막을 견뎌 나가게 할 힘이 될 것입니다. 육신의 죽음이라는 장막 저 너머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희망! 예수가 손수 낙원의 문을 열어 줄 것입니다.
사랑하는 자녀들이여! 하늘나라에서도 여러분을 잊지 않겠습니다. 여러분을 위해 끊임없이 전구 하겠습니다. 다시 말합니다. 나를 기쁘게 하는 것은 하느님과 예수, 그리고 하느님의 영을 통해 여러분이 일치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나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눈물 흘리는 형제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행하세요. 여러분의 어머니인 내가 수난 중인 예수에게 그러했던 것처럼, 고통 당하는 형제들에게 힘이 되어 주기를 부탁합니다.”
성모 마리아의 이 같은 유언을 묵상하면서 오늘 ‘성모 승천 대축일’에 저는 이렇게 기도하고 있습니다.
“사랑의 샘이신 나의 사랑스러운 어머니, 나의 마음을 사르시어, 영원한 기쁨 속에서 나를 당신 나라로 인도하소서. 그리하여 심판 날에 무서운 지옥 형벌에서 나를 구하소서. 그리고 내 죽음의 날에 성모 마리아님, 크신 영광의 문을 닫지 마소서. 아멘.”(‘통곡의 어머니가 서 계시네’) (2026. 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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