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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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1주일 탈출 19, 2- 6ㄱ;로마 5, 6-11;마태 9,36-10, 8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지난 금요일 저녁에 예수 성심 상 앞에서 대축일 미사를 교우들과 함께 봉헌하는데, 참으로 아름답
고 거룩한 밤이었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6월 예수 성심 성월, 보다 더 은혜로운 나날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오늘
입교식이 있는데, 예비신자들을 따듯이 환영해주시고, 예비신자들이 교리반을 통해서 배워 익힌 신앙
을 실천하면서 행복하게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떤 마술사가 어느 날 성경에 나오는 예수님의 기적 이야기들을 읽고 깊
은 감명을 받고서는 예수님을 본받고자 세례를 받기로 마음을 먹고 성당을 찾아 나섰는데, 도중에 장
례 행렬과 마주치게되었습니다.
그는 예수님께서 그러하셨듯이 장례 행렬을 멈춰 세우고, 어린 소년의 시신이 담겨 있는 관으로 다
가가 시신을 향해 주문을 외웠습니다. 그러자 그 소년은 곧바로 깨어났고, 마술사는 다시 갈 길을 재
촉했습니다.
마을에 들어서자 가난한 사람들 한 무리가 눈에 띄었는데, 그들에게 남은 음식이라고는 빵 다섯 덩
이가 전부였습니다. 마술사는 그들에게 찾아가서 자신의 마술로 빵을 잔뜩 불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번 예수님을 본받았다는 사실에 매우 뿌듯한 만족감을 갖고 길을 떠났습니다.
이윽고 마술사는 맞은 편에 성당이 서 있는 강가에 당도했고, 여기서도 마술을 이용하여 물 위를
걸어갔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예수님을 그대로 본받았다는 데에 깊은 행복감을 느끼며 속으로 생
각했습니다. “난 예수님께서 하신 대로 했어. 이젠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을 거야.”
마침내 마술사는 성당에 도착하여 신부님을 만나 그리스도인이 되고 싶다고 말하자, 그 신부님이
그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십니까?”
마술사는 자신 있게 대답했습니다. “물론입니다. 신부님, 사실 나는 예수님께서 하신 대로 기적을
행했습니다. 죽은 사람을 살리고, 빵을 많아지게 만들고, 물 위를 걸었으니까요.”
그러자 신부님이 예수님의 말씀을 인용하여 이렇게 다시 물었습니다.
“형제여, 그럼, 당신은 원수를 사랑하고, 당신을 미워하는 자들에게 잘해 주고, 당신을 저주하는 자
들에게 축복하며, 당신을 학대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할 수 있겠습니까?”(루카 6, 27-28 참조)
이런 말을 들은 마술사는 과연 어떻게 행동했을까 요? 그 사람은 “그것이 무슨 터무니없는 소리
냐” 면서 그런 짓을 하는 것이라며 그대로 발길을 돌렸다고 합니다.
어떻습니까? 그 사람처럼 그리스도의 행적을 흉내 내고 그저 모방은 할 수 있겠지만, 실상 그리스
도의 참 사랑을 실천한다는 것은 그리 쉽지만은 않지 않습니까?
그래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 14,6)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함께 걸어야 할 길이요, 우리가 실천해야 할 진리요, 우리가 나눠 먹어야 할 생명입니다.
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
그렇습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채워 주어야 할 굶주린 사람이고, 우리가 갈증을 해소 시켜 주어야
할 목마른 사람입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모셔 드려야 할 집 없는 사람이고, 우리가 옷을 입혀 주어야
할 헐벗은 사람입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면회를 가야 할 죄지은 사람이고, 우리가 치유해 주어야 할 병든 사람이 아닙니까?
예수님은 또한 우리가 사랑해야 할 외로운 사람이고, 우리가 껴안아 주어야 할 어린이이고, 우리
가 보살펴 드려야 할 노인입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인도해 주어야 할 맹인이고, 우리가 대신 말해 주어야 할 농아이고, 예수님은 우리가 부축해서 함께 걸어야 할 장애인이 아닙니까?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뽑으시고, 그들을 파견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앓는 이들을 고쳐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그럼,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가 하느님으로부터 거저 받은 것은 무엇입니까? 또한 그 무엇을,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의 가족과 이웃을 위해서 그 무엇을 거저 줄 수 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우리는 마음을 통해 고통 중에 있는 사람을 사랑으로 대할 수 있고, 우리의 몸으로 선행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해맑게 웃는 얼굴은 주위를 환하게 만들어주고 보는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느끼게 해줌으로써 기쁨을 나누어 줄 수 있습니다. 우리의 부드러운 눈길은 사랑하는 마음을 전해주고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줌으로써 행복과 자신감을 가져다 줄 수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칭찬과 긍정과 장점을 말해 줌으로써 용기를 주고 숨은 능력과 재능을 계발시켜 나갈 수 있
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말을 건성으로서 아니라 진심으로 들어 줌으로써 우리는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느님으로부터 거저 받은 은총을 나의 가족과 이웃을 위해 거저 나눠준다면 형제자매 여러
분, 우리는 “서른 배, 예순 배, 백 배의 은총을 받을 것입니다.” (마르 4,20 참조) (2026. 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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